매년 UAE(아랍 에미리트 연합)에서 열리는 특별한 미인 대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십 마리의 참가자가 아닌, 수십만 마리의 낙타가 출전하는 ‘미스 낙타’ 대회입니다. 이 독특한 행사는 알 다프라(Al Dhafra) 지역에서 개최되며, 이곳에서 눈꺼풀의 섬세한 곡선, 우아하게 뻗어있는 목, 이쁘게 트고 있는 코, 그리고 뭉툭한 혹이 있는 낙타가 아름답게 여겨집니다.

미스 낙타 대회는 2008년에 시작된 알 다프라 축제의 일부입니다. 이 축제는 정부가 주도하여 베두인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광 산업을 촉진하며 특정 낙타 품종의 혈통을 보존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축제는 베두인 문화를 기념하는 주요 행사 중 하나로, 10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됩니다.

이 축제의 중심 행사는 단연 미스 낙타 – 마자이나(Mazayna)입니다. 이 대회에는 UAE는 물론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여러 국가에서 온 수천 마리의 낙타가 참가합니다. 2021년에는 무려 40,000마리의 낙타가 참가하였습니다. 낙타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기준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목이 길고 가늘며, 귀엽게 생긴 뺨에 입술이 축 처져 있고, 두꺼운 눈꺼풀에 눈썹이 곱슬곱슬하고, 뭉툭한 혹이 높이 솟아 있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걸음이 우아하고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전문 심사위원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매우 세밀하게 심사합니다.

미스 낙타 대회의 상금은 수백만 달러에 달해, 많은 낙타 주인들이 보톡스를 맞아거나 근육 이완제를 사용하거나, 혹에 실리콘을 주입하는 등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최 측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이러한 부정행위를 막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스 낙타 대회가 단순한 오락 행사를 넘어서,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에서 젊은 에미리트 세대가 국가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돕는 ‘문화 백신’ 역할을 한다고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문화 유산을 보존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